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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인 잘못 없는 ‘보증취소’ 제동

공정위, HUG의 임대보증금 보증 약관 시정권고…전세사기 피해자 보호 기대

변완영 | 기사입력 2024/11/07 [08:29]

임차인 잘못 없는 ‘보증취소’ 제동

공정위, HUG의 임대보증금 보증 약관 시정권고…전세사기 피해자 보호 기대

변완영 | 입력 : 2024/11/07 [08:29]

▲ 서울의 민김임대주택 (본 기사와 무관함)  © 국토교통뉴스


[국토교통뉴스=변완영 기자] 임차인의 잘못이 없이 임대인이 허위로 임대차 계약을 함으로써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보증을 취소하도록 하는 것을 약관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이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HUG’)의 ‘개인임대사업자 임대보증금 보증 약관’을 심사해 보증 취소 관련 조항을 시정하도록 권고했다. 

 

시정권고 대상 조항은 민간임대주택의 임대인(주채무자)이 사기 또는 허위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거나 이를 근거로 보증을 신청한 경우 임차인(보증채권자)의 귀책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HUG가 보증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다. 

 

공정위의 시정권고에 따라 HUG가 불공정한 약관을 시정하게 되면 향후 임차인들이 보증을 통해 이른바 ‘전세사기’ 피해로부터 보호를 받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HUG가 개인임대사업자 임대보증금보증약관의 부당한 보증취소 조항을 근거로 보증을 취소함에 따라, 부당하게 임대보증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공정위는 신고된 약관조항에 대해 약관심사자문위원회의 자문 등을 거쳐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하고 HUG에 해당 약관조항을 수정·삭제하도록 시정권고 했다.

 

이 사건 약관에 따르면, HUG의 보증채무는 보증서 발급 시에 유효하게 성립한다. 또한 민간임대주택법령의 규정에 따라 임대인으로부터 보증서 사본을 전달받는 임차인은 임대인의 채무불이행 시 HUG로부터 보증금을 지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기대를 갖게 된다.

 

하지만 문제된 조항에 따르면, 이러한 기대가 임차인의 잘못 없이도 임대인의 귀책사유만으로 깨지게 되므로, 해당 조항은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에 해당한다.

 

아울러, 해당 조항은 보험계약자의 사기‧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더라도 피보험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없다면 보험자가 보험금액을 지급하도록 한 ‘상법’ 취지에도 반한다. 이는 위험을 고객에게 떠넘기고, 사업자에게 법률상 부여되지 않은 해지권을 부여하는 조항으로도 볼 수 있다.

 

게다가, 해당 약관조항은 국민의 주거 안정이라는 민간임대주택 제도의 목적에도 맞지 않고, 보증계약에 따른 임차인의 기본적 권리도 제한한다. 이는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로 계약에 따르는 본질적 권리를 제한하는 조항에도 해당한다. 

 

HUG가 공정위의 시정권고에 따라 불공정약관을 시정하면, 향후 임대인의 잘못으로 ‘전세사기’ 피해를 입은 선의의 임차인이 보증을 통해서도 임대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공정위 약관심사는 이미 체결된 계약관계를 소급하여 무효로 하는 것은 아니며, 사업자가 향후 계약 체결 시 문제된 약관조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민간임대주택의 ‘전세사기’는 피해자의 삶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발생시킨다는 점 ▲피해 주택유형은 다세대주택), 오피스텔, 다가구 등이 주를 이루고, 피해자도 40세 미만 청년층이 다수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번 조치는 서민, 청년 등 취약계층 임차인의 보호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더욱 의의가 크다. 

 

공정위는 시정권고 이후 HUG와 해당 약관조항에 대한 시정 협의를 진행하고, 이행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전세보증사고 금액 추이 (주택도시보증공사 HUG 제공)  © 국토교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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