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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SDG와 탄소중립…자연기반해법의 ‘도심습지’:국토교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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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SDG와 탄소중립…자연기반해법의 ‘도심습지’

김이형 한국습지학회 회장 (공주대학교 스마트인프라공학과 교수)

국토교통뉴스 | 기사입력 2023/09/05 [15:57]

[기고] SDG와 탄소중립…자연기반해법의 ‘도심습지’

김이형 한국습지학회 회장 (공주대학교 스마트인프라공학과 교수)

국토교통뉴스 | 입력 : 2023/09/05 [15:57]

▲ 김이형 한국습지학회 회장 (공주대 교수)  © 국토교통뉴스

물순환 왜곡으로 인한 도시환경문제

지구에서 생명체가 살수 있는 이유는 물이 있기 때문이다. 물의 성분인 수소(H)와 산소(O)는 유기물의 3대 구성요소(C, H, O)에 포함되어 있기에 물이 있으면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체에서 물의 순환은 영양분을 운반하고 폐기물을 신체에서 배출하며 체온유지를 위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물은 피부의 탄력성을 향상시키고 관절부위에서 윤활유 역할을 수행하면서 간 독성물질 해독기능을 향상시키고 외부 충격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지구에서 물의 순환은 생명체(동물, 식물, 미생물 등)에게 영양분을 공급하고, 환경오염물질을 정화시키며, 에너지를 관리하여 대기 온도를 조절한다. 생태계에서 물의 순환은 생태계의 중요한 2가지 흐름(물질순환과 에너지 흐름)을 유도하면서 생태계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영향을 주는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제공한다. 

 

인간에 의한 도시개발 및 자연피복을 인공피복으로 전환시키는 토지이용의 변화는 물이 침투할 수 없는 불투수면적률을 증가시켜 물순환 왜곡을 유발한다. 도시 물순환 왜곡은 비가 왔을 때 빗물을 땅속으로 침투를 시키지 못하면서 도심침수를 유발하고 급격하게 하천으로 배수시켜 하천홍수를 유발시킨다. 물순환 왜곡은 오염물질을 축적시키면서 비점오염문제를 발생시키고, 열에너지를 축적시키면서 열섬현상을 유발시킨다. 이러한 물순환 왜곡은 물질순환과 에너지의 흐름에 영향을 주면서 생물다양성을 크게 저하시키면서 최종적으로 사람의 건강에도 영향을 준다. 물순환 왜곡의 문제는 도시환경뿐만 아니라 농촌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발생한다.

 

자연기반해법(Nature-based Solutions, NbS)의 도입 배경

1992년 6월 3일부터 14일까지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세계 각국 정상들과 민간 단체들이 참가하여 지구 환경보전 문제에 대하여 리우회의(정부 대표 중심의 유엔환경개발회의와 민간단체 중심의 지구환경회의)를 개최하였다. 리우회의는 개발 위주의 경제성장과 산업화로 인한 자연생태계를 보전하면서 지속가능한 개발을 달성하기 위하여 개최되었다. 리우회의에서는 리우선언(Rio Declaration)과 이행을 위한 21개 세부 행동강령을 담은 의제21(Agenda 21)을 채택하였다. 의제21은 에너지, 토지, 자원관리, 생물다양성 보호, 여성, 교육 등 경제와사회제도 전반에 걸친 총체적 규범을 담고 있다. 리우회의가 중요한 이유는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기후변화협약(Climatic change convention)”, 멸종 위기 생물과 생태계 보호를 위한 “생물 다양성 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CBD)”, 사막화 방지를 위한 “산림원칙(Forest Principle)”등을 체결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리우선언과 의제21의 이행 점검, 평가 및 전략 수립을 위한 유엔지속가능발전위원회(UNCSD, UN Commission on Sustainable Development) 설치를 합의하였다는 것이다. 

 

1992년 리우회의에서 체결된 기후변화 협약은 모든 국가가 '공동의 그러나 차별화된 책임(Common But Differentiated Responsibilities)' 에 따라 각자의 능력에 맞게 온실가스를 감축한다는 내용이다. 1997년 제3차 당사국총회에서는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를 채택하여 선진국 중심의 수량적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규정하였다. 그러나 2015년 COP21을 통한 파리협정(Paris Agreement)이 채택되면서 기존의 선진국 위주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모든 국가가 자국 상황을 반영하여 참여하는 보편적 체제로 전환되었다. 파리협정에서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생물다양성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CBD)은 생물 다양성 보전, 생물 다양성 구성 요소의 지속 가능한 이용, 유전자원의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의 공정하고 공평한 배분을 중요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생물다양성은 종다양성(Species diversity), 생태계 다양성(Ecosystem diversity), 유전자 다양성(Genetic diversity) 등 3가지 수준에서 평가된다. 생물다양성은 곧 인류의 식량 안전, 의약품, 대기, 수질, 거주지 및 우리가 살고있는 건강한 환경에 필요한 항목이다. COP15(2022)의 생물다양성 협약의 주요 목표는 2030년까지 육지, 해안 및 해양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관리하고 훼손된 육지와 해안 및 해양의 최소 30%를 복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속가능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는 밀레니엄개발목표(MDGs, 2000~2015년)가 종료된 후 향후 15년간(2016~2030년) 유엔과 국제사회가 이행할 최대 공동목표이며 여기에는 17개 목표 및 169개 세부목표가 포함되어 있다. SDG는 인류의 보편적 문제(빈곤, 질병, 교육, 성평등, 난민, 분쟁 등)와 지구 환경문제(기후변화, 에너지, 환경오염, 물, 생물다양성 등), 경제 사회문제 (기술, 주거, 노사, 고용, 생산 소비, 사회구조, 법, 대내외 경제) 등 해결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유엔은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지속가능목표 달성을 위하여 자연기반해법(Nature-based Solutions, NbS)을 중요한 이행수단으로 평가하면서 2018년 제8차 세계물포럼 이후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자연기반해법은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도국에 이르기까지 공평하게 적용될 수 있는 기법이며, 사람과 자연에게 지속가능성이라는 공동의 혜택을 제공하는 기법에 해당한다. 자연기반해법의 주요 원리는 자연이 물질순환, 물순환, 에너지 흐름을 사회, 경제, 문화 전반에 활용함으로써 지속가능한 복원력(sustainable resilience)를 확보하는 중요한 전략이다. 

 

자연기반해법(NbS) 활용과 습지

2023년 [세계 지속가능개발목표(SDG) 보고서(2023)]에 따르면 한국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 지수는 78.1점으로 166개국 중에서 31위를 달성하고 있다. 그 중에서 물과 관련되는 SDG6의 지속적 향상에도 SDG13(기후대응), 14(수생태계), 15(육상생태계)는 다소 정체 또는 악화되고 있다. 이는 한국의 물관리가 여전히 위생에만 국한되어 추진됨으로써 물관리가 기후대응과 생태계와 연계성이 낮게 추진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경제포럼(2022년 발행 글로벌 위기보고서)에서는 향후 10년 이내 발생가능한 10가지 위기요인 중에서 상위 5위가 기후대응 실패, 극한기후, 생물다양성 훼손, 자연자원 위기, 사람에 의한 환경훼손 등 환경적 요인이다. 기후변화와 유역 토지이용의 고도화는 대기, 토양 및 물관리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 물은 대기, 토양, 하천과 바다를 순환하면서 지구생태계가 회복탄력성을 가지게 한다. 물은 식물을 이끌고, 식물은 사람을 비롯하여 동물을 이끄는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이러한 건전한 물순환 체계구축은 지구생태계에서 사람과 자연의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이 있는 공간은 물로 젖은 땅이다. 물로 젖은 땅(wet lands)은 생태계의 출발점이며 생명의 보고로 “습지(wetlands)”라는 전문용어로 불리울만큼 중요한 개념이다. 습지는 다양한 자연기반해법(생태수로, 습지, 수변생태벨트, 그린인프라, 저영향개발기법, 옥상녹화, 그린월, 홍수터 복원, 천변저류지, 제방재배치 등) 중 가장 핵심적 기법에 해당한다. 습지는 물의 양과 흐르는 특성 및 서식하는 식물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운다. 습지에 물만 있고 식물이 없을 경우는 저류지이고, 습지에 물이 적게 있을 경우 수변생태벨트, 완충녹지, 식생체류지, 빗물정원 등으로 불리운다. 습지에 물이 많은 경우 지표흐름 습지, 생태수로 등 이름으로 불린다. 습지는 생태계의 중요한 자원으로 다양한 생태계서비스를 제공한다. 습지가 주는 주요한 생태계서비스 혜택은 홍수조절 기능, 영양분과 먹이의 공급기능, 기후조절 기능, 수질정화, 생물종 다양성 유지기능, 여가활동과 생태관광, 문화적 가치 등 다양하다. 

 

습지의 가치증진

습지는 동식물, 미생물, 토양여재 등 구성요소의 상호작용으로 다양한 생태계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그 동안 수질정화나 홍수저감 등 단순 목적으로 적용되었다. 단순화된 습지의 설계는 수질정화기능이나 홍수조절 기능외에는 타 기능이 거의 존재하지 않음으로써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받았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탄소중립, 생물다양성 증진, 지속가능개발 목표 등 이행을 위한 수단으로 습지 의 가치를 활용하는 제도와 정책이 확대되고 있다. UN은 자연환경관리 및 물관리에 있어서 습지 활용을 확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 환경부도 탄소흡수 및 저장공간 확대를 통한 탄소중립 기여, 생물다양성 확보 전략, 지속가능목표 달성을 위하여 자연기반해법의 일환으로 습지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습지에 탄소저장, 생물다양성 및 수질정화 기능 등의 기능 확대를 위해서는 습지 가치증진 기술이 필요하다. 환경부는 2022년 습지가치증진 기술개발 연구추진을 통하여 다양한 가치가 증진된 다양한 유형의 습지(도심습지, 호소습지, 묵논습지, 기수습지, 하천습지 등)를 개발 중에 있다. 습지의 가치를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지역별(도시, 호소, 묵논, 기수, 하천 등) 물의 성상에 맞는 적절한 식물, 미생물, 토양여재 등의 맞춤형 설계기법이 필요하다. 습지는 농업 및 축산단지, 마을 및 도시, 하천복원 등에 다양한 형태로 적용될 수 있다. 

 

습지, 생태계의 보고… SDG 달성 필수적 수단

현재 인간은 젖은 땅이 있는 지구에 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구생태계는 자연적이든 인위적이든 기후가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지속적 개발과 자원의 이용으로 인하여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한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 국가들은 지구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위기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SDG)는 지구생태계에서 인간이 지속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공존의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SDG 달성을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적 및 제도적 접근이 필요하다. 자연기반해법으로서 습지는 생태계의 보고로 SDG 달성에 필수적 수단이다. 습지가 가진 생물다양성, 탄소흡수 및 저장기능, 수질정화, 수자원 제공, 홍수관리, 생태관광, 사회문화적 가치 등은 SDG 달성에 필수적이다. 한국을 비롯하여 전세계는 습지의 가치증진기술을 통하여 습지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제는 다양한 유형의 습지가 도시, 호소, 묵논, 기수, 하천 등에 적용을 확대할 시점이다. 특히 도시에서는 향후 하수처리시설과 습지의 연계, NbS 기반 저영향개발기법(LID) 적용시 습지 연계, 공원습지, 주거지역 습지, 도로변 습지, 광장형 습지 등 다양한 형태로 습지가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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