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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튼튼한 물류의 조건, K-스마트 항만

김규섭 해양수산부 항만개발과장

국토교통뉴스 | 기사입력 2023/05/08 [11:00]

[기고] 튼튼한 물류의 조건, K-스마트 항만

김규섭 해양수산부 항만개발과장

국토교통뉴스 | 입력 : 2023/05/08 [11:00]

▲ 김규섭 과장  © 국토교통뉴스

작년 한해 기업 CEO들의 경영 화두는 공급망 안정이었다. 펜데믹으로 인한 인력부족과 지역봉쇄로 우리 제조기업들은 소재와 부품 확보, 제품 수출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산업 전반에 걸쳐 비용상승과 생산차질이 발생하였다. ’썰물이 되었을 때만 누가 알몸으로 헤엄을 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는 워렌 버핏의 말처럼, 글로벌 공급망 위기는 복잡하고 취약한 국제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던 기업들의 경영리스크를 명확하게 보여줬다.

 

지금 중간재 수입과 제품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기업들은 기존 효율성 위주의 공급망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고 공급망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기업들이 공급망 걱정없이 생산활동을 하도록 튼튼하고 든든한 국가 물류망 구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튼튼한 공급망 구축의 필요조건은 중단없이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항만이다. 미국과 유럽 항만의 정체가 글로벌 공급망 붕괴의 주원인이었으며, 미국 LA항 앞바다에 대기한 수많은 컨테이너 선박은 공급망 위기의 상징이었다. 우리나라 수출입 화물의 99%가 항만에서 처리된다. 석유화학·제철·자동차·조선산업 모두가 항만에서 항만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게 항만은 몸에 혈액을 공급하는 심장과 같다. 항만이 멈추면 대한민국의 경제도 멈춘다.

 

해양수산부는 우리나라 항만을 튼튼하게 하기 위해 스마트 항만 구축을 추진 중이다. 최신 디지털 신기술을 적용하여 화물처리의 자동화 수준을 높이고 물류흐름을 최적화시켜 어떠한 상황에서도 원활히 운영되는 항만을 만들고 있다. 작년 9월에는 국내 최초 자동 안벽크레인이 설치된 신규 터미널을 부산항 신항에 개장하였으며, 스마트 항만 기술 실증을 위한 광양항 테스트베드 사업도 금년 발주한다. 

 

하지만, 국내 스마트 항만 구축을 지원하고 참여할 국내 기업의 경쟁력은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내 기업은 전세계 항만장비시장의 약 10%를 차지하였다. 우리 항만에서 운영되는 장비도 당연히 국내 기업이 제작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세계 점유율은 1%에도 못 미치며 부산항 신항을 움직이는 안벽크레인 전부가 해외에서 도입되었다. 최저가 입찰, 외국기업의 공격적 진출, 정부의 관심부족 등으로 국내 산업 기반이 약화된 것이다. 

 

튼튼한 국가 물류안보를 위해서 우리 스마트항만 기술산업 육성이 시급하다. 우수한 해외 기술 도입과 적용도 당연하지만, 국가기반시설 운영을 외부 기술에만 의존하기에는 잠재위험이 너무 크다. 항만장비는 더 이상 단순 하역장치가 아니다. 복잡한 디지털 자동화 시스템으로 발전하는 항만장비에 대한 항만운영의 의존도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 ’20년 부산항 크레인 파손시 운영 복구까지 3개월이 더 걸렸다. 펜데믹 상황에서 해외기술자 입국은 지연되었고, 파손된 크레인은 해외에서 수리하고 다시 수입되었다.

 

스마트항만 기술시장은 세계 최고수준의 제조업 경쟁력과 디지털 기술을 가진 우리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세계 시장 규모가 ’24년 10조원 이상으로 지속 성장이 예상되며, 선박건조, 자동차, 제철 같은 기존 국내 관련 산업과의 동반성장도 가능하다.

 

해양수산부는 스마트항만 기술산업을 육성을 위한 종합적인 지원 전략을 지난 1월 중 관계부처와 함께 마련하였다. 세계 최고 수준의 K-스마트항만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기술개발 투자와 국내수요 확보, 해외진출 지원, 인력양성과 금융지원 등 다양한 지원방안이 포함되었다. 민간분야와도 적극 협력하여 스마트항만 기술산업을 해양수산신산업으로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우리 기업이 우리 항만을 세계 최고의 스마트 항만으로 만드는 미래를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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